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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12월 21일 일요일

풋내기 SW개발자의 대기업 취업 수기

증말 오랜만에 블로그에 글을 쓴다. 꾸준히 블로깅 하는 것도 쉽지 않은 듯 하다.
요즘 날씨도 음청 춥고, 연말을 맞이하면서 올해를 돌아보다가 문득, 스스로 했던 약속들을 기억해내고 다시 들어왔다.

오늘 이야기는 군대를 졸업하면서 동시에 취업을 했던 이야기를 해보고자 한다.
감회가 무척 새롭다.

대학을 졸업하고 입대한 나는 군대 전역을 앞두고, 다들 학교로 돌아갈 수 있는 병사들에 비해, 바로 실업자가 될 수도 있다는 사실에 무척 불안했던 걸로 기억한다. 밤에 잠도 잘 못 잔듯..

전역을 한 4~5개월 정도 앞두고, 나의 미래에 대해 고민하기 시작했다.
지금 생각해 보면, 그 때 부터 미래에 대해 고민하는 습관이 든 듯 하다.

다른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나에게는 여러가지 옵션이 있었다. 학벌 세탁을 하기 위해, 좋은(?) 학교로 학사편입을 할 까, 아니면 석사에 진학하여 가방끈을 더 길게 만들어서 경쟁력을 높여 볼까, 아니면 지금 상태에서 바로 취업전선에 뛰어 들어 갈까..

A4용지에 여러 옵션들을 적어 놓고 선을 그은 다음, 장/단점을 비교해보고 생각하고 또 생각해 보았다. 학사편입을 하게 되면 학벌은 올라가겠지만, 졸업 이후의 나이 때문에 오히려  취업하기 힘들어 보였다. 석사는 맘만 먹으면 진학 할 수 도 있었겠지만, 솔직히 하고 싶은 공부/연구가 뚜렷이 없었다. 그리고 경제적인 여유도 그리 많지 않았다. 해서, 난 취업 전선에 뛰어 드는 걸로 결정하고, 회사를 알아보기 시작했다.

일반적인 대기업에 입사하기 위해서는 최소한 반드시 필요한 것이 두 개 있었다. 학점과 영어점수였다. 대학 시절 공부를 열심히 하지 않았지만, 졸업시에 최소 3점대는 넘겨야 된다는 이야기에 계절학기를 3번이나 들어가면서, 3점 중반대를 겨우 만들었었던 것이 다행이였다. 영어 점수는 그때 당시 공대쪽은 토잌 680점대가 커트라인이였던 걸로 기억 한다.  아무 준비 하지 않고 봤던 토잌 점수는 너무 부끄러운 수준이였다. 기억도 안난다 몇 점이였는지.. 이후에 토잌 책 사서 2~3번 정독하고, 필사 하고, EBS로 감 잡고, 한 3개월동안 토잌만 했던 걸로 기억한다. 지금까지 그때 만큼 영어 공부만 했던, 그리고 할 수 있었던 적은 없었던 것 같다. 취침시간에 모포 뒤집어 쓰고, 조그마한 렌트키고 공부도 하고, 밤새 귀에 리스닝 테이브를 무한 반복으로 해 놓고 자고 그랬었다. 3개월뒤에 본 토잌 점수에서 커트라인을 훌쩍 넘기며, (그렇다고 점수가 그리 좋진 않았다..800점선이였던 듯..) 한 숨 돌리게 되었다.

이제 회사 얘기를 해 볼 까..

사실, 난 군대에 있을 때 삼성맨이 무척 되고 싶었다. 누군들 국내 제 1의 업체에 들어가고 싶지 않았을까.. 군대에 있을 때, 삼성 관련된 책들을 스스로 사보고, 즐겨 읽기도 하였다. 주변에도 어찌나 이야기를 했던지, 부대 사람들도 대부분 내가 삼성맨이 되고 싶어하는 걸 알고 있었다.

해서 여러 계열사 중 컴퓨터공학을 전공한 내가, SW개발병 경험을 가지고 입사가 가능했던 회사를 골랐다. 바로 삼성전자와 삼성SDS.. 두 회사 중에서 무척 고민했었던 걸로 기억했다.  SI업을 해보고 싶었던 나에게 삼성SDS가 당연한 선택이라 생각할 수 도 있었지만, 웬지 계열사 중에서도 가장 앞서 나가고 있었던 삼성전자 SW연구소(이름이 정확히 기억이 안난다.)에서 일하는 것이 더 매력적으로 보였다. 그때는 회사에 대한 정보가 너무 없었던 것 같았다. 중복 지원도 불가해서 무작정 삼성전자에 입사 지원서를 냈었다.

그리고 삼성에만 목 매달수는 없는 노릇.. 대부분의 대기업들이 계열사들의 IT를 담당하는 SI업체들이 있다는 것을 알고, 여러 회사를 리스트업 했다. LG CNS, 현대정보기술(HIT), 아시아나IDT 등 이였다. 그리고 군 생활을 하면서 육군본부에서 만난 회사도 있었다. 그 중에 한창 유비쿼터스 시대로 RFID가 한창 거론될때 LG 히다찌라는 회사도 리스트에 넣었다.

그리고서는 자기소개서, 입사지원서를 쓰는 데 시간을 많이 들였다. 솔직히, 지금 생각해보면 별로 매력적인 자소서는 아니였던 덧.. 하지만 신경 썼던 부분은 각사마다 자소서 형식, 길이가 모두 달라서, 회사가 원하는 방향으로 쓰려고 노력했던 걸로 기억 한다. 삼성은 자소서가 무척 짧았다. 말을 최대한 줄여서 핵심만 말하는 데 주력했다. LG는 겁나 길었던 걸로 기억한다. 나머지 회사들은 기억이 잘 안난다..ㅡㅡㅋ 여튼 내용 자체가 크게 다르지는 않았던 걸로 기억..

그리고는 입사 시험 및 면접을 진행하기 시작했다.

삼성전자는 SSAT를 봤는데, 면접 까지 못 간 듯.. 헌데 지금 생각 해 보면 잘 된듯 하다. 그 이유는 나중에 설명하겠다. 서류/시험까지 통과하고 면접까지 본 회사는 LG CNS(경력수시), LG 히다찌(신입수시), HIT(신입공채) 3개다. 나머지 회사들도 서류는 모두 통과 했지만, 입사 시험에서 미끄러진 듯 하다. 아시아나IDT 같은 경우는 한자 시험을 보면서 무척 괴로웠던 걸로 기억 한다.

여튼, LG CNS는 경력으로 면접을 봤는데, 군경력이였던 걸 몰랐던 듯..ㅡㅡㅋ 좀 어이 없어 했던 것 같다. LG 히다찌 같은 경우는 PT도 했었고, 분위기도 좋았다. LG히다찌는 준비하면서 기억에 남는 일이 있다. 히다찌는 일본의 엄청나게 큰 회사임에도 불구하고, 난 잘 모르는 회사였고, LG 히다찌에 대한 정보도 거의 없었다. 그 당시, 인터넷 카페가 유행하던 시절이였는데, 웹 서핑을 하다가 우연히 LG 히다찌 내부 인력들로 구성된 카페를 찾게 되었고, 시샵에게 메일을 한통 썼었다. 거기 입사 하고 싶은데 어떻게 해야 되냐고.. 결국 그 분이 인사팀에 연락해서 면접까지 무난하게 갔던 걸로 기억한다. PT도 재미있었다. 현재 RFID의 장단점을 분석해보고 단점을 해결하기 위해서 멀 해야 겠는 지 피력해보라는 것이 과제였다. 지금 생각해보면 쉽지 않았던 과제 같은데, 잘 준비해서 면접관들도 만족했었다. 마지막에 LG 마크를 띄우면서 확대하는 애교도 보여줬던 듯.. 허나 회사 분위기가 맘에 들지 않았다. 한 건물 한 층을 다 쓰고 있었는데, 높은 파티션 하나 없이 수십명의 사람들이 한 공간에 모여 있었다. 얼굴 들면 끝에서 끝이 다 보이는 그런 느낌..(최근에 LG 타 계열사를 방문했었는데 거기도 사무실 모양이 비슷했다.) 너무 답답했다. 마지막에 면접을 본 HIT는 수 년 만에 시행되는 신입공채 였다. 같이 면접을 봤던 사람들도 얘기를 해 보면, 보통 내기들이 아니였다. 그리고 면접은 몇 차례 진행 되었는데, 마지막 면접이 CEO와의 면접이였다. 인상 깊었던 부분이 영어로 자기소개를 시키고 모두 중간에 잘랐던 점.. 그리고 베트남 프로젝트에 투입시킬려고 하는데 갈 수 있느냐라는 질문에, 그럴려고 입사 지원 했습니다. 라고 했던 점이 기억 난다.

해외에도 관심이 많았던 나는 결국 HIT에 입사하게 된다. 마북동에 있던 현대 연수원에서 꽤 질 높은(?) 교육도 받고, 산속 꼭대기에 지진에 대비한 설계가 되어 있던 건물에서 일을 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HIT에서의 생활은 그리 오래 가진 않았다. 그 이유는 다음 편 글(HIT -> 삼성SDS)에서 이어 나가겠다.

내가 취업하던 시기도 그리 좋은 시기는 아니였으나, 요즘은 정말 너무 너무 취업하기 힘든 듯 하다. 하지만, 기업 역시도 제대로 된 사람을 구하지 못 하는 현상이 갈 수 록 심화되는 듯 하다. 대기업에 신업사원으로 입사하는 건,튼튼한 중견/중소기업에 입사하는 것 보다 더 쉬울 수 있다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특별한 기술을 가진 사람을 뽑기 보다는 회사에 잘 어울리고 잘 배울 수 있는 사람을 뽑기 때문이다. 오히려, 뛰어난 기술은 있는 데, 이런 잣대에 어울리지 않아 입사 못 하는 사례도 분명 있을 것이다. 나는 취업 준비를 하는 과정 자체 부터가 일을 시작하는 순간이라 생각 한다. 그때 많은 것을 배웠고, 회사에 취업해서도 원하는 위치에서 열심히 일을 할 수 있었다고 생각 한다. 

혹시나 취업 준비를 하면서 이 글을 읽게 되는 후배들이 있다면, 힘내라는 격려의 말 한 마디 전해주고 싶다.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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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y Story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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