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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8월 4일 월요일

SW개발자의 군생활 - SW개발병(현 SW관리병) part 2

오랜만에 포스팅이다. 몇 주간 정신이 없었던 듯.. 번역도 하다 보니까 글 쓸 시간이 부족했다. 각설하고..

지난 포스트에 이어서 SW개발병으로써 참여했던 두 번째 프로젝트에 대해서 얘기 해 볼까나..

첫 번째 프로젝트는 Java 기반의 Standalone 시스템이라 하면, 두 번째 프로젝트는 전형적인 JAVA 기반의 웹 프로젝트 였다.

하루는 특전사령부에서 파견요청이 들어왔다. 정확히 기억나지는 않지만, 대위님과 함께 방문했다가 얼마동안 묻혀 살았던 듯.. 프로젝트는 생각보다 단순했다. 이름하여 '낙하산 관리기록부'..

특전사령부에서 낙하산은 무척 중요한 물품이다. 높은 하늘에서 뛰어내릴때 뛰어내린 사람의 목숨을 지켜주는 건, 적절한 시기에 펼쳐지는 낙하산일 것이다. 무척 튼튼한 재질로 만들어진 낙하산은 오랜기간동안 사용할 수 있게 설계 되어져 있지만, 영원하지는 않다. 해서 생산년도와 몇 번이나 사용했는지, 수리를 한 이력이 있는지 없는지 등의 데이터가 낙하산을 관리하는데 주요한 척도가 된다. 내가 투입되기 전 까지는 모든 데이터가 '수기'로 작성되고 있었다. 하지만 사람이 하는 일에는 실수가 있기 마련이고, 데이터 집계도 쉽지가 않다.. 해서 이런 실수로 인해 제 때 교체하지 않은 낙하산을 타고 뛰어내린 사람은.. 목숨을 잃을 수도 있는 중요한 시스템이였다.

처음에는 단순히 JSP 와 Oracle의 조합으로 아는 수준에서 만들려고 했었다. 그러다가 '프레임워크'의 존재를 알게 되었다. JSP로 코딩을 시작한 초보 개발자들은 한번쯤은 HTML태그와 Java코드가 지저분하게 섞여 있는 소스를 보다가 짜증을 낸 경험이 한번쯤은 다 있으리라 생각 한다. 그때 당시에는 지금처럼 Spring이 유행하지 않았었고, MVC패턴을 잘 적용할 수 있는 Struts가 살짝 붐이였던 걸로 기억한다. 해서, Struts를 나름 공부하여 적용하기 시작 했다. URL끝에 .do 를 붙여서 매핑한 화면이 뜰 때 무척 신기 했던 기억이 난다. WAS는 머였드라.. 기억이 안난다.ㅋ

내가 관여 하지 않았지만 기억 나는 플젝중에 하나가 육군 홈페이다. 그 당시 '움직이는 그림' 혹은 '플래쉬'라는 것 자체가 무척 인상 깊은 요인으로 자리 잡았던 시절인데, 홈피 개편을 위해서 육군 전체 인력 중에 웹디자인 기술이 있는 인력을 육군 전산소로 파견을 보낸적이 있었다. 그때 2명이 착출되서 투입이 되었는데, 그들이 하는 디자인 관련 업무를 보면서 처음으로 그런 작업이 무척 어렵고 위대한지 깨달았다. 탱크의 입체감을 살리기 위해서 사진을 오린다음에 투명화 작업화 하여 겹치게 표현하고, 마치 움직이는 것처럼 로딩하게 하는 작업은 지금도 잊혀지지가 않는다. 그 친구는 유명한 모 대학의 디지털미디어 학과 였던 걸로 기억하는데, 전역하고 개인 작품전이 있어 초대도 받고 그랬었다. 지금 잘 사나 모르겠네.. 이 친구가 위 낙하산 관리 프로그램 메인 페이지에서 낙하산 타고 비행기에서 뛰어내리는 사진을 제공해줘서 플젝이 더 빛이 났었다..ㅋ

또 하나는 워게임이다. 그 당시 델파이였나.. 파워빌더였나.. 둘 중에 하나로 전쟁 전략 시물레이션 게임 같은 걸 만들어서 사용하곤 하였다. 직접 관여 하진 않았지만, 복잡한 알고리즘을 녹여서 전시의 상황을 시각화하여 표현하는 서버-클라이언트 프로그램은 충분히 재미있는 아이템이였던 듯 싶다. 이 외에도 다양한 플젝이 3개 내무반을 꽉 채우는 SW개발병에 의해 개발/운영이 되었었다.

내가 속했던 육군전산소(현 정보체계관리단)는 독특한 야간근무를 수행했다. 바로 보안 관제, 전국의 육군망에 대한 트래픽을 모니터링하고 바이러스가 침투하는 위치를 파악하여 차단하는 등의 역할을 하였다. 그 당시 해당 업무를 매일 하던 병사들은 Cert 병이였고, 야간 근무는 타 병사들이 돌아가면서 섰었다. 관제실에 전방에 있는 커다란 화면에서 전군의 트래픽이 실시간으로 로딩되고, 필터링에 의해 바이러스로 예측되는 녀석이 붉은 색으로 표기가 되면, 해당 부대에 바로 전화를 해서, IP 불러주고 네트워크 선이라도 뽑으라고 했던 기억이 새록새록 난다. 해당 사항은 근무일지에 수기로 적어서 보고 했었는데, 지금은 그렇게 안 하겠지. 가끔, 업체 분들이 작업을 하기 위해 방문하여, 야간&새볔 내내 작업을 하는 경우도 있었다. 가끔이다기 보다는.. 자주 있었다. 그럴 때 마다, 그 분들 쉬실 때 커피 한잔 마시면서 일에 대해서 조언도 얻고 그랬었다.

그 분들은 하나같이 나에게 이런 얘기를 해 주었다. '절대로 이 바닥에 발을 들여 놓지 말아라~!' ㅡㅡㅋ 그 때 당시에는 왜 그런말을 했는 지 이해를 못 했지만, 그 당시.. 그리고 지금도 IT쪽 업이 대접을 제대로 받지 못 하기 때문에 했던 이야기들이 아니였을까.. 그래도 난 SI가 하고 싶었다. 힘들다고 하지만, 무슨 일이든 안 힘든일이 어디있을까.. 이왕 고생할거면 내가 하고 싶은 일, 그리고 그나마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하고 싶었다.

앞에서도 언급했지만, 이렇게 지낸 2년동안의 SW개발병 생활은 나의 업을 선택하게 되는 주요한 계기가 되었다. 그리고 함께 작업했던 녀석들도, 이름 데면 알만한 업체들의 개발자로 고군부투 하고 있다. 조만간, 회포나 한번 풀어야 겠다.

이번 포스트는 여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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